작성일 : 13-11-18 16:19
![](../skin/board/basic/img/icon_view.gif) 조회 : 2,29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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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 늦가을,
야생오리들이 어느 집 농장에서
큰 잔치를 벌였습니다.
혹한을 피해 멀리 남쪽으로
날아가기 전에 마음껏 곡식을 먹고
힘을 축적하려는 것이었습니다.
이튿날,
출발할 시간이 되었습니다.
그런데 한 오리가
다른 오리들은 출발하는데
그대로 농장에 남아 있었습니다.
'이 곡식들은 너무 맛있군.
나는 조금 더 먹고 떠나야지.'
그 오리는
그런 생각을 하며 홀로 남았습니다.
처음에는 딱 하루만
더 있으려고 했으나 곡식이 너무 맛있어
그만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.
'조금만 더 있다가
따뜻한 남쪽으로 떠나야지.
조금만 더, 조금만 더…….'
오리는 그런 생각을 하며
곡식 먹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.
곧 차가운
겨울바람이 불어왔습니다.
'이제 떠날 때가 되었군.
추위를 견딜 수 없군.'
오리는 그제야
날개를 펼치고 힘껏 날아올랐습니다.
그러나 살이 너무 쪄서
날아오를 수가 없었습니다.
오리는 하는 수 없이
평생 집오리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.
덴마크의 실존주의 철학자
키에르케고르가 들려준 한 오리에 관한
이야기입니다.
운동하고 있는 물체는
계속 운동하려는 속성이 있습니다.
이를 관성이라고 합니다.
관성은
물리적인 현상세계뿐 아니라
우리의 행동과 정신세계까지 지배합니다.
예컨대
위의 오리처럼 안락함에 길들여지면
계속 그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지는 것입니다.
이른바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지요.
혹시 여러분도
현실의 안락함에 안주하고
있지는 않은지요?
그렇다면 빨리 빠져나오십시오.
오래 머물다가는
영원히 날 수 없는 집오리 신세로
전락할 수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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